영화속 그 곳 여행하기/프랑스

넷플릭스 추천 영화 비포선셋 파리 느리게 걷기 비포선라이즈와 비포미드나잇 사이

수지이지 2020. 7. 13. 10:40

비포선셋 스틸컷

장마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저녁
외출했다 부리나케 돌아와 저녁을 먹고
넷플릭스 추천 영화 비포선셋을
다시 봅니다.

이 영화는 1995년 영화 비포선라이즈
이후 실제로 9년이 지나
두 남녀가 프랑스 파리에서
해가 지기 전 2시간 정도의
짧은 재회를 하며
나누는 대화가 전부인 영화인데요.

비포선라이즈 히트후
두 배우의 요청으로 속편을 만들었고
영화는 15일정도의 짧은 기간에
촬영을 마쳤는데요.
그만큼 저예산 영화입니다.
두 주연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처음 입었던 의상 그대로 입고
엔딩까지 파리시내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저도 모르게
그들의 동선을 따라 지난 파리여행의
추억에 잠기게 되었어요.
그것은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기에
여기에 소개합니다.

 

비포선셋 스틸컷

영화는 제시역의 에단호크가
9년전 셀린느와 비엔나에서 나눈
짧은 만남을 소설로 만들면서 작가로
성공하여 파리의 한 서점에서
팬사인회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요.
셀린느역의 줄리델피는
파리의 자주 가는 서점에서
그의 포스터를 보고는 시간에 맞추어
그의 앞에 나타납니다.
9년만에 재회인데 두 사람은
오랜 친구처럼 깊은 생각과 감정을
나누게 되며 영화는 제시가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치면서
막을 내립니다.

 

 

둘은 9년전 약속부터 시작해서
그간 살아온 이야기,
환경과 인권문제, 연애와 결혼이야기
정말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눕니다.
남녀의 대화가 이렇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이, 그런 사람을
만나는 일이 일생에
그렇게 자주 찾아오는 일이 아니라는 걸
그 둘은 재회를 통해 더 확신하게 됩니다.
카페와 공원, 그리고 유람선에서의 몇몇 대화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카페에서 제시는 늘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욕구가 충족되면
또 다른 욕구때문에
힘들다고 말해요.
하지만 셀린느는
원하는 것이 없는 사람은
우울증 아니냐고 하죠.
원하는 것이 있고 그러한 욕구가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하면서
어릴적 폴란드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TV도 재미가 없고
광고도 의미가 없어 물건을 사지
않게 되었으며
그렇게 시간이 많아지니 글쓰기와
사색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그것은 삶을 풍요롭고 평온하게
해주었다고요.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였어요.
저도 어려서 유학을 가서
그런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의 통념과
가치가 아주 짧은 순간에 통째로
바뀌는거에요.
이전에 중요하게 여겨지던 많은 것들이
덜 중요하게 느껴지고
새로운 언어로 사고하는 일은
세상을 보는 시선의 변화를 가져오죠.
나와 다른 세상을 마주하고 함께 숨쉬는 것은
또 다른 나를 인식하는
열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거리낌없이 하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시간은 없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제시는 정말 셀린느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잘 들어줍니다.

 

영화 비포선셋중에서

 

제시는 카페가 답답하다며
밖으로 나가자고 제안하고
셀린느는 파리시내를
자연스럽게 안내해줍니다.
근처에 공원으로 가는 길위에서도
정말 쉴새없이 얘기를 나누는데요.

 

 

둘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대화는
참 어렵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요.
대부분은 대화가 겉돌다가 끝나버리는게
아쉽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서로의 속마음을 알게 되는데
제시는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고,
셀린느는 남자가 부양해주길 바라진 않지만
남자의 사랑은 받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런 말을 하기 정말 쉽지 않을텐데
저는 속에 차오르는 무언가가
터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비행기 시간을 놓치겠다며 셀린느는
일어나자며 재촉하는데
제시는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끌고 싶어요. 이 여자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어합니다.

 

 

결국 두사람은 센강의 유람선에 오릅니다.
여기서 제시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말하고
셀린느는
영화속 가장 마음에 들어오는
대사를 하는데요.
모든 사람에게는 독특한 그만의 특징과
개성이 있어서 헤어져도 쉽게
잊지 못한다는 말이요.
사랑하고 이별하는 일이
남들처럼 쉽지 않았다는 그 말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때로부터 10년이상
시간이 흘렀는데요.
그때는 유부남인 제시가
결혼전 여행지에서 만난 사랑을
잊지 못해 책을 내고
그녀가 사는 파리에서 재회하여
다시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이 설정이
너무 불편하고
화도 났었는데요.
파리에 다녀오고
센강을 흐르는 유람선위로
노을이 물드는 것을 본 이후에
이 영화를 다시 봤을때는
분명 달리 보였어요.

그후로도 몇번을 다시 보고
그리고 지금 다시보니
또 다릅니다.
남녀사이에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보다 좋은것은 없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넷플릭스 추천 영화
비포선셋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