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알랭드보통 <소소한 즐거움> 행복을 찾아서 인생 학교
"일요일은 나의 맨 얼굴을 보는 시간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이 말은 알랭드보통의 인생학교에서 발간한
<소소한 즐거움>이라는 책의 '일요일 아침'중에 나오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네일 폴리쉬를 추려서
한 번 찍어봤어요.
내일은 일요일이고
내일 아침까지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겠죠.
그래서 저는 토요일 저녁에 네일을 하는 버릇이 있어요.
특히 겨울이 오면 옷 컬러가 한정적이 되고
코로나로 변화가 별로 없는 요즘 주말 저녁 네일을
하고 있으면 묘하게 기분 전환도 되고
여유있는 느낌이 너무 좋더라구요.
저는 무슨 컬러를 발랐을까요?
알랭드보통의
<소소한 즐거움>은 살면서 우리가 쫓는 큰 즐거움이 아니라 돈과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본다면 발견할 수 있는
주위의 작은 행복들에 대해 말하는 책인데요.
알랭드보통의 책을 읽기 어려워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추천드려봅니다.
어느 페이지부터 펼쳐 읽어도 상관없는 가볍지만 오래오래 인덱스하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 될거라고 확신합니다.
이 책에서는 총52가지의
우리 인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1년은 52주, 매주 한가지씩
이 책에 나오는 소소한 즐거움들을 찾아 경험해보는 것만으로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힘들거나 무언가 변화를 원하지만
의욕이 없으신 그런 분들의 삶을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는 책이 될거에요.
이 책에서 들어준 소소한 즐거움 52가지 중에 어느하나 빼고 얘기할 것이 없을 정도로
저는 다 너무 좋았는데요.
그중에서도 '자꾸만 듣고 싶어지는 노래'와
'나를 이해해주는 책' 은 특히 좋았던 거 같아요.
혹시 자꾸만 듣고 싶어지는 노래가 있으신가요?
그 노래는 원래 알고 있던 노래일 수 도 있고 처음엔 별로라고 느껴서
그 노래만 나오면 건너뛰었는데 언제부턴가 좋아졌을 수도 있구요.
아니면 처음부터 전율을 느낄만큼 좋은 그 노래는 먼 옛날 나의 어떤 시점과
연결되어 있는 노래일지도 모른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는데요.
누구에게나 자꾸만 생각나고 듣고 싶어지는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서 계속 연주되고 있는 그 노래,
왜 그토록 우리 마음을 흔들고 행복감을 주는 걸까요?
그 이유에 대해 이 책에서는 우리 두뇌가 선천적으로 음률자체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일테고 노래 한곡이 일상생활의 언어적 소통에서
결핍된 무언가를 채워주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너무 납득이 가는 부분이었어요.
저는 요즘 굉장히 다양한 음악을 찾아서 듣고 있는데 특정노래는
반복해서 듣기도 해요. 너무 들어서 그 노래에서 필요로 했던 무언가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면 한동안은 찾지 않게 되는데요.
노래에서 배워야 할 것이 이미 머릿속에 충분히 심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 노래를 들으며 즐거웠던 것은 뭔가를 얻으려는 경험을
하고 있다는 신호였던 거에요.
오늘 저녁 무슨 노래를 듣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마음껏 반복해서 닳고 닳도록 들어보세요.
저는 오늘 오후도 잠시 서점에 다녀왔는데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독서량이 많아졌고 사적 만남을 최소한으로 하다보니
공허한 마음과 정신을 책으로 채우려 했던
게 아닌가 생각하던 중
이 책에서 딱 제 맘을 들켜버렸답니다.
책장을 넘기다가 굉장히 묘한 동시에 몹시 좋은 기분에 휩싸인 적이 있으신가요?
그때는 바로 그 책이 나를 이해해준다는
기분이 들어서 일거에요.
책의 저자가 내 마음을 꿰뚫고 있는 듯 써놓은데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나의 고백을 소재로 쓴 그런 책을 만나신다면 소소한 즐거움에 더해
위안을 받으실 게 분명합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관계속에 살아가지만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때가 많습니다.
일상이 아무 문제없이 흘러갈 때도 그 표면 아래에는 외로움이라는
단단한 영구동토층이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이해받는 것은 분명 위로가 되고 즐거움을 주는 일입니다.
나를 이해해주는 책 한 권은
나의 지금 그대로의 모습도 괜찮다고 넓은 품으로 안아주는
부모님이나 친구와도 같을거에요.
올 해가 시작하던 첫 날 제 계획은
월 4권의 책을 읽는거였는데 달력을 한 장 남긴 지금에 돌아보니
월 평균 7권 이상의 책을 샀더라구요.
아직 다 읽지 못한 책도 있지만
올해 산 이 많은 책은 분명 제게 즐거움과 위안을 가져다
주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2020년 코로나가 시작한 해에 샀던 책을 하나씩
포스팅해 보아도 재미있을 거 같아요.
맨마지막 52주째 '아주 소소한 즐거움'이라는 챕터에서는
미처 본문에서 언급하지 못한 52가지
아주 소소한 즐거움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는데요.
저는 이것도 너무 좋았어요.
너무 사소하지만 너무 소중한 소소한 즐거움들 중
'갓 구운 프랑스 빵과 버터'에서는
갓 구운 프랑스 빵에 버터를 발라 먹는 그 순간 만큼은
복잡하고 화려한 즐거움만 찾던
입맛이 부끄러워질 거라고 하면서 너무나 공감할 만한
확실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래서 저는 또 어제 산 버터를 꺼내
아침엔 빵에 발라 구워 먹고 오늘 시작도 너무 행복하다면서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것입니다.
오랜만에 글이 길어졌는데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